캐릭터를 찾고, 분석해주세요.
2024.09.25

2일 후에 공연이 시작된다. 오늘 마지막 연습을 한 후, 내일은 극장에 들어가 무대를 설치해야 한다. 극장의 모습과 그곳에 만들어질 무대의 모습이 궁금하고, 이 극이 실제 공연에서는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된다. 단원들은 많이 피곤하고 긴장된 모습들이어서, 나의 설렘을 굳이 드러내진 않는다.
오늘도 어두운 연습실의 한쪽 벽에 있는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가방에서 패드를 꺼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전체 런을 돈다고 한다. 소도구, 음향도 모두 준비되어 있다. 나는 그들을 무심하게 보며 드로잉에 더 집중하려 한다. 물리적으로 가장 큰 '극장'이라는 존재가 빠졌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소도구, 음향, 암전 타이밍 등이 더해지니 충분히 이 극을 감상할 수 있음이 느껴진다. 이제야 매미 소리, 차 사고 등의 소재가 단순한 키워드가 아닌 무거운 의미로서 나에게 다가온다.
런이 끝난 후, 배우들은 테이블에 모여 서로의 연기에 대한 피드백을 나눈다. 하지만 그것은 며칠 전에도 나누었던 피드백과는 목적이 다른 듯 하다. 어떤 것을 고치기를 원하기보다는, 서로 에너지를 주려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연습인 만큼, 이들끼리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한 나는 A에게 다가가 극장 셋업과 철수 일정을 물어본다. 이들은 연습이 끝나고 몇 시간 뒤에 또 다시 극장에서 모여 바로 셋업을 시작해야한다.
'일단 공강 시간 때 잠시 올테니까 제가 도울 거 있으면 편하게 말씀 주세요. 화이팅.'
라는 말을 남기고 연습실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