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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찾고, 분석해주세요.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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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공 날이다. 

나도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았기에, 몇 개월 간 준비한 작품의 마침표를 찍어야하는 시간이 다가올 때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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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 극장 밖으로 나가 은은하게 감동이 묻어나는 얼굴로 배우들이 나오길 기다린다. 배우들이 나오는데, 그냥 홀가분하다는 기운이 느껴진다. 나만 뭉클한 것 같아 약간 민망해진다. A에게 다가간다.

'수고하셨어요.'

'고마워. 재미 없었지?'

'아뇨. 여러 번 봐도 재밌어요.'

'고맙다. 진짜.'

배우들은 바로 무대 위 대도구들을 해체하고 소도구들도 정리한다. 빨간 선물 보따리, 식탁보 등 천 종류는 다 모아서 가방에 넣고, 필요 없는 소도구는 망치로 부숴서 쓰레기 봉투에 넣고,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챙겨가는 식이다. 정말.. 투박하다. 나는 그 순간을 놓칠 수 없어 계속 사진을 찍는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일단 다들 밖으로 나간다. 극장 건물 한쪽 벽에는 무대에서 쓰였던 테이블, 의자, 쓰레기 봉투 등이 가지런히 놓여있다.'너 먼저 얘네랑 가있어. 우리가 이거 마무리 하고 갈게.' A가 말한다. B와 D는 나를 데리고 쫑파티 장소로 향한다. B와 나는 작품, 배우 활동, 미술 작업 등과 관련하여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쫑파티 장소는 혜화역 근처에 위치한 한 파티룸이다. 두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꽤 넓고 깨끗하다.  윗층에 큰 테이블과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일단 그곳에서 모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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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꽤 취했다. 인원은 점점 많아진다. 배우들의 애인들, 나와 비슷한 이유로 연습에 참여했던 영화 연출가 등이 추가로 왔다. 몇 명은 한 쪽 방으로 가 잠을 청하고, 나 포함 나머지 인원들은 또 다른 방으로 가 마피아 게임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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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다. 

Don’t lose it, 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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